괜찮아, 그땐 나도 그랬어 - 4. 내가 책을 좋아할 수 있었던 이유
책과 나의 매개체
초등학생 때의 어린 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친구의 추천을 받아 인터넷 소설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던 인터넷 소설들은 텍스트 파일에 글씨들이 빽빽하게 적혀있었으며 스크롤을 내려도 끝이 없어 양도 많았기에 읽기 전부터 거북함을 느꼈다.
안 그래도 글씨 많은 것들을 싫어했기에 이걸 읽어야하나 했다가, 이왕 추천을 받았으니 꾹 참고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문장이 어려워 딱딱하지도 않았으며 실상에도 사용하던 이모티콘들과 그 당시 유행하던 유행어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것을 지루함에 읽을 엄두도 못 내지 않았을까?
그때는 아마 몰랐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인터넷 소설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따분한 일상 속에서 인터넷 소설을 보는 만큼은 재미와 슬픔, 감동, 설렘, 분노 등 여러가지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나는 어느 순간부터 심심할 때마다 책을 읽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그때 인터넷 소설을 추천받지 않아 읽지 못했더라면, 나는 여전히 이 기나긴 시간을 살아오며 책과 가까운 사이가 못되지 않았을까?
책을 싫어했던 어린 내가 인터넷 소설을 접하지 못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여전히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모티콘과 유행어가 즐비했던 탓에 인터넷 소설들을 상당히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인터넷 소설은 책을 싫어하던 어린 나처럼 딱딱하고 읽기 어려워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기적 같은 책이라는 것을 말이다.